보스턴에서 4월 3째주 월요일은 중요한 날중 하나다. 그 날은 애국자의 날(Patriot’s Day)이자 보스턴 마라톤이 열리는 축제의 날이다. 2013년은 보스턴 시민들에게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났으며(3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 그들의 자긍심인 레드삭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해이기 때문이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2012년 최악의 시즌을 보내며 지구 최하위로 떨어졌다. 레드삭스는 새로운 시즌 절치부심하며 월드시리즈를 준비했다. 그러던 중 비극이 펼쳐졌다. 레드삭스 선수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더욱 하나로 끈끈해졌다.
이들은 큰 위기를 동기부여로 만든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팀 최고참이자 정신적 지주인 오티즈가 있었다. 오티즈는 보스턴 마라톤 테러 직후 펼쳐진 홈 경기에서 "좋아요, 괜찮아요 보스턴. 우리는 오늘 특별한 유니폼을 입고 있습니다. 여기엔 레드삭스라고 쓰여있지 않습니다. 여긴 보스턴이라고 쓰여있죠. ... 여긴 XX 우리 도시에요. 누구도 우리의 자유를 해칠 수는 없습니다. 강한 마음을 가지십시오. 감사합니다. (All, right, all right, Boston. This jersey that we wear today. It doesn't say Red Sox. It says Boston. ... This is our f---king city, and nobody gonna dicate our freedom. Stay strong. Thank you.)" 라며 보스턴 시민들을 격려했다.
전국 방송에 생방송으로 진행 된 그의 연설은 팀을, 아니 한 도시와 국가를 하나로 만들었다. '위기는 기회다'라는 진부하지만 완벽한 표현을 해낸 것이다. 위기는 곧 기회다. 레드삭스 선수들은 팀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개인이 손해를 보더라도 양보했다.
또 본인이 해결하기 보단 팀을 믿고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원팀으로 나아갔다. 뿐만아니라 팀의 분위기 메이커인 한 선수를 따라 팀원 전체가 턱수염을 기르기도 했다. 슬픔에 빠진 보스턴 시민들에게 '우승'이라는 값진 선물을 주고 싶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2013시즌 MLB 챔피언에 올랐고 테러가 발생한 그 자리에 우승트로피를 올려 놓으며 희생당한 이들을 완벽한 방법으로 추모했다. 위기는 곧 기회다.
PS. 오티즈의 욕설은 처벌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를 들은 FCC(미국 방통위)는 이 연설 이후 다음과 같은 트윗을 올린다. "데이비드 오티즈는 오늘 레드삭스 경기에서 진심으로 말했다. 나는 빅 파피(오티즈의 애칭)와 보스턴 시민들과 함께 서 있다 - 줄리우(당시 FCC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