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여기 DRX라는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팀이 있다. 이들은 지난 시즌 13연패를 당했고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 막판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주요 선수들과는 계약이 해지되었고 새로운 선수들로 새 시즌을 맞이했다.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보다는 나았지만 그대로 강팀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도 조금씩 성장했고 리그 6위로 마무리했다. 이제 코 앞으로 다가온 세계 대회참가를 위해선 5위팀을 꺾어야 하고 3,4위의 패자와의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어야 했다. 이들은 5판 3선으로 치러진 경기에서 5위팀을 3-2로, 3,4위 팀 패자와의 경기에서도 3-2로 승리를 거두며 막차로 세계 무대에 진출했다.
세계 대회도 만만치 않았다. 플레이오프 조별 예선에서는 조 1위로 본선 무대에 올랐지만, 첫 경기 유럽의 강호에게 패배를 당한다. 이 때 팀의 최고참인 김혁규 선수가 다음과 같은 인터뷰를 남긴다. "오늘 지기는 했지만 우리끼리만 무너지지 않는 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라며 인터뷰를 남겼다. 이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는 인터뷰 내용과 그 동안 김혁규 선수의 커리어를 돌이켜 보며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라고 썼다.
이들은 이후 조별 예선을 1위로 통과했고 8강에서는 지난 시즌 세계 챔피언을 만났다. 모든 전문가들이 패배를 점쳤다. 그리고 1,2세트를 모두 허무하게 내주었다.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이들은 꺾이지 않았고 거짓말 같은 역전승으로 4강에 진출한다.
4강 상대팀은 이번 시즌 한국 챔피언. 이들은 클리셰처럼 첫 세트를 내주었다. 하지만 2세트부터는 완벽히 다른 팀이 된 것처럼 나머지 3세트를 따냈다. 그리고 이들의 앞에는 “끝판왕”이었던 T1이 남아있었다. 상대팀에는 이 분야에서 모든 이들이 GOAT(Greatest Of All Time🐐)로 인정하는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버티고 있었고 매번 세계 대회에서 우승 후보로 점쳐지는 팀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꺾이지 않는 마음은 결승까지 이어졌고 또 다시 3-2 승리를 거두며 최종 우승을 이뤄냈다. 이들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우리끼리만 무너지지 않으면 된다고 되뇌이며 패배에도 스스로 하나가 되었던 한 팀의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이야기였다.
"데뷔하고나서 월즈 무대에서 뛰고 또 결승에 오르고 우승하는 꿈을 꿨어요. 그리고 내가 세계 최고다라는 인터뷰를 꼭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이 자리에 서고 나니까 제가 잘 하는게 중요한 게 아니고, 저를 포함한 우리 팀이 잘 하는게 제일 중요하다는 걸 깨달었어요. 함께해준 팀원들과 코칭 스탭, 프론트 분들, 그리고 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김혁규(Deft)
by.editor Kim